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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1] 리눅스마스터 2급 2차 시험 후기

by Rosmary 2019.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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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 5월, 리눅스 마스터 2급 취득을 계획했다. 이미 5월에 2급 1차 시험을 통과했지만, 인터넷에 문제 검색이 가능한 "오픈북" 시험이라 포스팅까지 할 필요가 없을 듯 해서 따로 글을 작성하지 않았다. 

 

1차 통과 직후, 6월에 열린 2차 시험을 신청하려 했지만... 필자가 한 달 전에 신청했던 토익 시험과 날짜 및 시간마저 겹쳐버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2차 시험은 9월로 미루게 되었다. 따라서 CCNA를 통과하고, 곧바로 준비를 진행하려 했는데, 40만원짜리 시험을 통과하고 나니 리눅스마스터 시험은 시험처럼 느껴지지도 않아서 시험 일주일 전까지도 따로 준비를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눅스마스터 2급 자격증의 취득 가능성이 낮지는 않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최근 5달 가까이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지속적으로 리눅스를 건드려왔기에, 실습으로 배운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합격 점수 이상을 받을 수 있을만큼 시험 문제의 답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1. 준비 과정

 

정보처리기사 필기 시험을 준비하면서 사용했던 CBT 어플을 참조하여, 시험을 2주일 앞두고, 하루에 2회분 문제를 풀기로 계획했다. 리눅스 마스터 2급은 2차 시험이 1년에 4번 진행되는데, 하루에 2회분씩 일주일 계획을 잡으니 딱 3년치 시험 문제가 나온다. 나머지 일주일은 틀린 문제 위주로 복습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계획대로 시험을 잘 준비하지는 못했다. 추석 연휴도 있었고, 최근 들어서 필자가 마음이 싱숭생숭한 일이 종종 발생하다보니, 온전히 시험 준비에 집중을 하지도 못했다. 게다가, CBT로 시험 문제를 돌려보면, 모르는 문제가 꽤나 많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항상 합격점수인 60 점 이상을 연속으로 획득하였기에, 시험에 대한 위기감도 느껴지지도 않았다.

 

< 통과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설렁설렁 했다 >

 

따로 책을 구매하거나, 이론 내용을 본 것은 전혀 없다. 단지 지금까지 리눅스를 사용했던 실습 경험만을 토대로 기출 문제를 풀었다. 따라서, 필자가 전혀 모르는 주제의 문제가 나오면, 우선 찍고 넘어간 다음, 틀린 문제만 답을 한번씩 슥 훑어보고 공부를 마무리했다.

 

다만, 필자는 반 년이라는 짧은 기간이더라도 꾸준히 리눅스 운영체제를 건드려왔다는 것을 고려해야한다. 리눅스를 1도 건드려보지 않은 사람이 무턱대고, "어, 저 사람은 일주일동안 저렇게 공부해도 시험에 큰 지장이 없었다는데, 나도 그럼 일주일 전부터 준비해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시험을 준비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실습을 많이 진행해보지 않으면 풀 수 없는 문제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특정 화면을 캡쳐한 사진을 문제에 제시하고, "이 화면은 어떤 명령어를 실행했을때 보이는 화면인가?" 와 같은 문제는 책으로만 학습하기에 무리가 있다).

 

 

2. 시험 후기

 

시험은 수원의 한 중학교에서 진행되었다. 태풍이 올라온다는데도 불구하고, 놀러가는 사람이 많은지, 목적지까지 가는 길이 차들로 가득하다. 입실 시간 5분 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하여 자리를 잡고 앉는다.

 

잠깐 숨 돌리고 나니, 시험 유의사항을 알려주고, 시험지와 OMR 카드를 나누어 준다. 토익처럼 작성해야할 것이 많지 않은 것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OMR 카드에는 이름, 수험 번호, 시험지 유형, 생년월일만 작성하면 끝이다. 

 

시계가 2시 정각을 가리키자, 시험이 시작되었다. 시험지를 한 장 넘겨본다. 4번까지는 답을 확신할 수 없는 문제로만 가득하다. 모르는 문제는 우선 넘어가고, 아는 문제부터 풀어나가기로 한다. 다행히 앞 부분에서 생소한 주제가 많이 나온 반면에, 뒷장은 문서 편집기를 제외한 대부분이 익숙한 내용, 혹은 상식 수준의 문제다. 

 

1과목의 48문제 중, 32문제의 답은 확실하게 작성했다.  이제, 남은 32문제, 2과목 시험을 진행한다.

 

2과목은 사실 리눅스 명령어나 시스템 자체의 내용보다도, 네트워크 개념이나 기타 내용이 더 많이 나온다. 아무래도 리눅스가 네트워크나 서버 관리에 특화되어 있는 녀석이다보니... 필자 역시, 개인적으로 리눅스로 서버 구축과 보안쪽을 진행했기에, 관련 내용은 크게 어려움 없이 문제를 풀어 나갈 수 있었다. 완전히 생소한 문제를 제외하고, 정확히 답을 확정할 수 있는 문제만 갯수를 세어보니, 32문제 중에 21문제다. 

 

1과목과 2과목에서 확실하게 답을 아는 문제 수는 총 55문제. 한 문제당 1.25점이니, 푼 것만 맞아도 충분히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혹시라도 필자가 답이라고 확신한 문제 중에 틀린 문제가 최대 5문제 정도 나온다고 해도, 못 푼 문제 중에 정답을 잘 찍으면 적어도 탈락하는 수모를 겪지는 않겠다는 판단이 든다. 

 

다시 시험지 첫 장으로 돌아와, 못풀었던 문제를 차근차근 읽어보면서 논리적으로 답을 찾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뭐... 정말 암기가 필요한 문제는 어쩔 수 없이 찍어야했지만...

 

OMR 카드에 마킹을 끝내니, 2시 50분이다. CBT로 문제 풀 때는 20분 내외면 충분했는데, 아무래도 마킹 시간이 추가되어서인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나 있었다.(수정 테이프 사용이 불가능해서 마킹을 꼼꼼하게 진행한 것도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가 될 수 있겠다...) 이전의 자격증 시험과는 달리, 마킹을 끝내자마자, 재확인 없이 감독관에게 시험지와 답안지를 제출하고 고사장을 빠져 나왔다.

 

 

 

3. 시험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

 

필자가 이 자격증 취득을 위해 정보를 얻던 중, 어느 블로그에서 리눅스 마스터 2급 시험을 신랄하게 비판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리고, 시험이 끝난 지금, 필자 역시 해당 글에 대해 많은 공감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실무와 벗어난 광범위한 범위

 

리눅스 자격 시험은 국내 자격증인 리눅스 마스터 외에도, LPIC라고 불리는 국제 자격증이 존재한다. 국제 자격증답게 응시 비용이 비싸고,  자격 유효 기간이 존재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모든 문제가 실무적인 부분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아래의 사이트는 github에 업로드 된 LPIC 101 시험 문제다.(가장 기초적인 리눅스 인증 시험이다)

 

https://gist.github.com/ntwobike/21c5865233eb966cbc4a4ea5fb18ff82

 

Sample questions for LPIC -101-400 part-1

Sample questions for LPIC -101-400 part-1. GitHub Gist: instantly share code, notes, and snippets.

gist.github.com

 

문제를 보면 알겠지만, 리눅스 마스터 2급 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실무와 동떨어진 문제는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LPIC와 달리, 리눅스 마스터 2급 시험에서는 리눅스 배포판의 종류, 쉘의 종류/제작자/제작 연도, 심지어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편집기인 pico의 단축키에 대한 문제까지 나온다.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리눅스의 운용 능력을 확인하는 가장 기초적인 시험임에도 불구하고, 기능적인 부분 외적으로 범위가 너무 넓어 공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리눅스 마스터 2급 시험은 LPIC에 비해 20문제나 적게 출제된다. 그러나 100문제가 모두 실무와 관련된 LPIC와 달리, 리눅스 마스터 2급은 대략 30 ~40%가 리눅스 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역사 문제나, 기타 기술 문제가 나온다.(예를 들어, 자주 사용하지 않는 프로그램의 종류 - eom, GIMP- , 부하분산 시스템, 도커, IoT와 같은 기타 기술 문제는 리눅스의 기초 운용 능력을 확인함에 있어서 반드시 알아야하는 지식은 아니라고 본다)

 

이런 문제가 지속적으로 출제되면서 일어나는 문제는, 리눅스의 실질적인 운용 능력을 확인해야하는 시험이, 본연의 목적을 충족하지 못한 채 단순 지식 암기 시험으로 사람들에게 각인되면서, 해당 자격증이 실무적으로 유용하지가 않다는 인식이 퍼지게 된다는 것이다.(실제로, 취업 시장에서 리눅스 마스터 2급 자격증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자격증이라는 말이 많다. 국가 공인 민간 자격증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2) 응시료 및 시험 구성 문제

 

리눅스 마스터 2급 시험은 1차와 2차 시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인 자격 시험이 1차가 필기, 2차가 실습 또는 주관식 필기 문제임에 반해, 리눅스 마스터 2급은 1차와 2차 모두 사지선다형 문제다. 더해서, 1차는 오픈북 테스트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응시료는 시험 구성을 생각하면 터무니없이 비싸다. 1차가 15,000원, 2차가 30,000원.

 

즉, 오픈북에 단순 암기 시험에 응시하는데 무려 45,000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2차 시험이 컴퓨터를 이용한 실습 시험이었다면, 이 시험의 목적은 물론, 응시료도 충분히 수긍할 수 있겠지만...굳이 사지 선다형 필기 시험을 1차 2차로 나누어 놓은 것도 의문이고, 1차 시험에 이렇게 터무니없는 응시료가 책정되었다는 것도 의문이다. 1차 시험은 시험장을 빌리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더불어서, CBT로 2차 기출 문제를 돌려보신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유독 문제에 오류가 많다. CBT로 문제를 풀다보면 오류로 인해 중복 정답 처리되었다는 문제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국가 공인 자격증임에도 불구하고 문제 검수가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오류 투성이 문제로 가득한 자격증 시험이 사람들 사이에서 얼마나 높은 위상을 가질 수 있을까? 

 

상기한 문제점을 함께 고려해보았을 때, 주관 단체에서 리눅스 운영 인증보다도, 돈벌이를 위해 이 자격증을 만든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4. 결론

 

필자가 5달 전 리눅스 관련 자격증 취득을 알아볼 당시에 금전적인 여유가 있었다면, 망설이지 않고 LPIC 응시를 선택했을 듯 하다. 솔직히, 리눅스마스터 2급은 지금까지 본 문제의 내용이 하나도 머리에 남지가 않는다.(공부를 많이 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과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취업을 위해 이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계획하는 분들이라면, 개인적으로 말리고 싶다. 암기 내용이 광범위한데다, 실무와 동떨어진 내용이 너무 많고, 응시 비용마저도 여러가지를 고려해 보았을 때, 저렴한 편이 아니며, 무엇보다 취업 시장에서 해당 자격증이 인정 받는 경우도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ps. 늘 그렇듯이, 시험 결과가 발표되면 합불 관계없이 결과를 포스팅 할 예정이다. 그럴 가능성은 낮지만, 혹시나 떨어지더라도 2차 시험을 다시 응시하지 않을 것 같다.

 

 

 

< 2019.10.13 추가 >

 

* 시험 결과

 

 

성적 발표일이 회식날이라, 추가 포스팅이 늦었다. 생각보다 높은 점수다.

 

카드형 자격증은 발급받으려면 또 비용을 지불해야한다... 자격증 말고 합격 확인서로도 충분히 자격 증명은 가능할 듯 해서, 자격증은 따로 발급받으려 하지 않는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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