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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6] CCNA 시험 후기 - 덤프를 너무 믿지 말자

by Rosmary 2019.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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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sco Certified Network Associate(CCNA)

 

 

1. CCNA 개요

 

현재, 전 세계의 인터넷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라우터와 스위치 등등의 네트워크 장비 중, 약 40% 정도는 시스코 사의 제품이다. 네트워크 장비에서 점유율이 상당하다보니, 네트워크 장비의 표준 규격은 시스코 사의 입김이 상당하다고 한다. 따라서, 시스코 장비에 대한 지식을 많이 보유하면 보유할수록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유지/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및 국외 네트워크 회사에서는 시스코 장비에 대해 많은 지식을 보유한 사람을 영입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서류와 면접만으로는 이러한 네트워크 지식을 검증하기가 상당히 까다롭기에, 시스코사에서 자체적으로 자격 시험을 만들게 되었고, 그 시험 중 가장 기초가 되는 시험이 CCNA, 시스코에서 인증하는 네트워크 시험이다. 

 

 

2. 시험의 구성 및 시험과목

 

시험은 90분이나 , 비영어권 국가 시민의 경우 20분이 추가되어 시험은 110분 동안 이뤄진다. 이 말을 조금 다르게 해석하면, 시험 지문에 한글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당연하다. 미국 회사가 만든 자격시험이니...).

 

문제 유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시험 중 가장 빈도가 높은 문제 유형은, 한국 사람들이라면 수능때문에라도 상당히 익숙한 사지선다형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지선다형과는 조금 다른데, 선지가 4~6개로 랜덤하게 존재하며, 답도 1~3개가 존재한다. 답이 2개 이상일 경우, 하나만 정답으로 선택한다고 해도 부분점수는 주어지지 않는 듯 하다.

 

두 번째 유형은, 심렛(Simlet)이라고 불리는 유형이다. 장비를 연결한 네트워크 토폴로지(Topology)와 함께 사지선다형 문제가 제시되는데, 이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토폴로지 내의 장비에 직접 명령어를 쳐서 설정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심렛의 사지 선다형 선지는, 직접 장비의 설정 내용을 보지 않는다면 어느 것이라고 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장비 설정 내용을 확인해야만 한다. 일반 사지선다형 문제에 비해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세 번째 유형은 시뮬레이션(Simulation)이다. 심렛과 마찬가지로 장비를 연결한 토폴로지가 제시되나, 심렛과 달리 문제에 주어진 조건에 맞게 장비 설정을 변경하여 토폴로지 내의 모든 장비가 적절히 통신을 이룰 수 있도록 만들어주면 된다.

 

마지막 유형은 드래그 앤 드랍(Drag and Drop), 흔히 DnD라고 불리는 유형인데, 아래의 사진처럼 특정 개념과 용어를, 또는 연관있는 용어들을 연결시키는 문제라고 보면 된다. 

 

 

네트워크와 관련된 자격 시험답게, 네트워크 관련 내용만 시험 과목으로 지정되어 있다. 크게 네트워크 기초(Network Fundamental), 스위치(LAN Switch Tech), 라우터(WAN Router Tech) 그리고 산업 인프라의 보안/관리로 나눌 수 있다. 과목명을 보면 알겠지만, 도서관이나 서점 등지에서 판매하는 책으로 해당 내용을 공부하기 위해서 상당히 많은 분량의 책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더군다나 스위치나 라우터는 실제 실습도 진행해봐야한다...)

 

시험 총 점수는 1000점이며, 810점 이상을 획득해야 자격증이 주어진다. 일반적인 시험이 60% 이상의 정답률을 요구함에 반해, CCNA 시험은 상당히 높은 자격 취득 기준을 가지고 있다.

 

 

 

3. 일반적인 CCNA 준비 방법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석적인 방법으로 CCNA 시험을 준비하면 단기간에 자격증 취득하기가 굉장히 까다롭다. 실제 시스코 사에서도 CCNA 시험은 어느 정도 이상의 네트워크 경력이 있는 사람이 취득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취득하기 어려운 자격증이라고 인식되는 듯 하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덤프라고 불리는 CCNA 기출문제 모음 파일이 돌아다니며, 대부분이 이를 참고하여 CCNA 시험을 준비한다(2019년 6월에 나타난 덤프 파일은 사지선다형 610문제, DnD 약 40문제, 심렛 및 시뮬레이션 약 10문제 정도가 포함되어 있다). 시험 후기를 보면 대부분의 시험 문제는 이 덤프 내에서 무작위로 나왔기 때문에 덤프만 달달 외워도 시험에서 떨어지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실제로 네트워크나 컴퓨터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없더라도, 덤프때문에 자격을 취득했다는 사람이 많다고하니...(그래서인지, 한국의 네트워크 회사 대부분은, 해외 회사들과 달리 CCNA 자격증을 크게 쳐주지 않는다는 말이 많다)

 

하지만, 오늘 시험을 보고 온 입장에서는 향후 CCNA 시험은 덤프만으로 통과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워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4. 필자의 CCNA 준비 과정.

 

필자는 이 시험을 위해 약 한 달 정도의 시간을 투자했다. 우선 약 2주간은 네트워크 기초 및 스위치와 라우터에 대한 기본 지식 습득에 투자했다. CCNA는 수험서가 따로 출판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내용은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습득해야했다. 이후 한 주 동안은 2019년 4월자의 중국 덤프를 이용해 문제를 분석하고 유형을 파악하며 VCE 프로그램을 통해 모의 시험을 진행했다. 마지막 한 주는 CCNA 시험에서 가장 배점이 높은 심렛과 시뮬레이션 문제를 패킷 트레이서를 이용해 연습을 진행했다. 시험을 앞둔 하루 전날에는 푹 쉬었고...

 

필자는 출퇴근 시간 및 퇴근 이후 2~3시간 정도만 CCNA를 준비했다. 주말에도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일이 있어서, 한 두시간 정도만 CCNA를 위해 투자했다. 따져보면 총 60~70시간 정도만 CCNA 준비를 한 셈인데, 많지 않은 학습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절반 가량을 개념 확립에 투자했던 것이 시험에 통과하게 된 주 원인이 아니었나 싶다... 왜냐하면,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필자가 본 덤프에서 생각보다 많은 문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

 

 

5. 시험 후기

 

시험은 강남 어딘가에서 진행했다. 시험이 가능한 시간이 오전밖에 없어서, 출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압축이 된 상태로 이동해야만 했다. 거기다, 폭우까지 쏟아지는 상황이라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에 몰려서 정신없이 이동한 탓에, 약도마저 잘못 읽어 폭우 속에서 약 10분 정도를 돌아다녀야했다. 시험장 건물에 도착하니 피로가 몰려들어 집에 가고 싶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

 

그러나 이 시험 응시 비용이 약 40만원이니...포기하고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한 달 동안 미친듯이 준비한 시험을 별 것 아닌 이유로 응시하지 않는 것도 말이 안되는 소리니... 스트레칭 한 번 쭈욱 펴고 건물로 들어간다. 

 

시험장 안내데스크에 시험보러 왔다고 하니, 인포 직원 분께서, 시험 전 주의사항, 서약서 등등등 읽어야 할 서류를 내어주며 시험 진행 과정을 친절히 설명해주신다. 준비 과정이 끝나자마자, 높은 파티션으로 나눠진 컴퓨터 실의 한 자리로 이동해 시험을 시작한다.

 

그런데, 시험 시작을 눌렀음에도 불구하고 모니터 화면에 아무것도 뜨지 않는다. 직원분에게 이에 대해 문의하니, 다른 자리로 다시 배정해준다. 새로 옮긴 자리에서 다시 시험 시작 버튼을 눌렀는데... 이번에는 무슨 인증 번호를 입력하라는 문구가 뜬다. 결국 다른 직원분까지 오셔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야, 시험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 배정된 문제는 총 62문제.

 

아무래도 어수선한 상태에서 시험을 시작해서인지, 첫 문제부터 집중도가 상당히 떨어진다. 그래도 첫 문제는 어느정도 집중해서 잘 풀고 넘어갔는데, 두 번째 문제에 뜬금없이 스위치 시뮬레이션 문제가 나타난다. 와... 정신없는 와중에 바로 시뮬레이션 문제라니. 그것도 원래 보던 문제가 살짝 변형된 형태라, 당황스러움이 배가된다. 여기서 정신 못차리면 40만원을 지갑에서 꺼내어 아무 이유 없이 불태우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니, 약 5분 정도 심호흡을 하면서 마음을 진정시킨다. 다행히 마음에 평화가 빨리 찾아와서 차분히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얼마 안 지나, 또다시 난관이 등장한다.  분명 덤프에서 본 적이 없는 문제가 연달아서 출제가 된 것. Next를 누르면 이전 문제로 돌아갈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모르는 문제더라도 답을 신중하게 선택해야만했다. 다행히 이론에 투자를 많이 한 덕택인지, 답과 거리가 먼 선지부터 제외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이러기를 약 1시간 10분... 62문제를 모두 풀고 시험을 끝냈다.

 

시험을 끝내고 로비로 나오니, 인포 직원분이 결과를 출력해주겠다며 사무실로 들어간다. 30초도 안되어 한 장의 서류를 들고 나오신 직원분은, 합격 축하한다면서 필자에게 서류를 건내준다. 아무래도 덤프에 없던 문제가 많이 나와 합격을 장담할 수 없던 상황이었던 터라, 직원분이 합격을 축하한다는 말에 엄청난 안도감이 밀려든다.

 

 

1000점 만점 중 914점. 시험을 치를 때만 하더라도, 통과만 하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900점 이상 취득이라는 시험 목적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6. 마무리.

 

대부분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CCNA는 시중에 떠도는 덤프 하나만 있으면 취득에 큰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필자가 나름 최신인 2019년 6월 중국 덤프로 준비해 본 입장에서는, 인터넷에 떠도는 덤프만 믿고 이 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너무나 리스크가 큰 것 같다(물론, 응시자마다 출제되는 문제가 다르기 때문에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필자와 같이 시험을 봤던 몇몇 사람들은 중국 덤프 외에도, 시스코에서 판매하는 최신 유료 덤프를 구입해서 공부를 진행했다고 하는데, 여기서 대부분의 문제가 출제되었다고 한다(그들은 이 유료 덤프를 보지 않았다면 떨어졌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필자에게 한다) 시스코의 유료 덤프는 중국 덤프보다 문제 수가 훨씬 적음에도 불구하고 적중률은 상당히 높다는 이야긴데, 문제는 이 덤프를 약 10만원이라는 미친 가격에 구매해야하는 한다는 점이다...

 

필자처럼 수입도 없는 사람에게는 이런 유료 덤프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니... 만약 필자와 같은 상황에서 시험 준비를 해야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인 네트워크, 스위치, 라우터의 작동 개념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할 수 있다면 패킷 트레이서를 통해 실습도 자주 진행하도록 하자. 이렇게만 한다면, 시험장에서 처음 보는 문제라도 문제에 주어진 조건만으로 정답을 고를 확률은 높아질 것이다. 

 

뭐... 돈이 많다면 시스코 덤프를 구입해서 자격증을 취득해도 되긴 하겠다만, 이렇게 답만 달달 외운 상태로 얻은 자격증이 얼마나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네트워크 관련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취득한 것이라면, 기술 면접 진행하면서 탈탈 털리지 않으면 다행일테니...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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