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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3] 정보처리기사 필기 준비 및 후기

by Rosmary 2019.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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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처리기사 필기 시험

 

 

어쩌다보니 또 백수가 되었다. 전공 관련 일을 하면서, 딱히 생산성 있는 일을 한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서인지 회사 생활은 고달프기만 했다. 이전까지 다녔던 직장에서 좋은 기억은 전혀 없었고, 마지막 회사가 정말 끝판왕의 모습을 보여준 탓에, 다시 관련 직무로, 특히나 작은 업체로는 다시 취업 하기도 싫고... 그런다고 큰 회사는 서류 받아주는데도 없고 고심 끝에 전향을 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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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허무한 기분을 블로그에 한껏 풀어내고 싶지만, 아마추어 작가답게(?) 감정은 조금 절제하고 관련 내용을 포스팅하려 한다. 오랜기간 블로그를 버려둬서인지 글 쓰는게 영 어색하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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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별 것 없는 시험 신청 계기

 

요즘 공무원 또는 공공기관 취업에 목을 메는 사람들이 증가해서인지, 서류전형에서 가산점이 붙는 기사 자격증 이야기는 인터넷의 어느 취업 카페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다. 친구따라 강남가는 것을 싫어하는 필자지만, 그런다고 손 놓고 가만히 앉아서 탱자탱자 놀다가 면접가서 쉬는 동안 뭐했냐는 이야기에 창작 소설을 읊긴 더욱 혐오감이 들어서, 기사 자격증을 하나 준비해보기로 결심했다.

 

취업준비를 하며 자신감을 많이 잃은 필자는, 비전공자도 단기간에 취득할 수 있다는 정보처리기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전공 관련 기사 시험이 있긴 하지만, 쓸데없이 어렵고, 어려운만큼의 쓸모도 없고, 어차피 이 쪽 업계로 다시 발을 들이기로 결심하지 않아서 미련없이 정보처리기사를 준비하기로 마음먹는다. 자신감도 좀 챙겨볼 겸.

 

* 참고로 필자는 공공기관 취업, 특히 공무원은 전혀 관심이 없다. 물론 나이가 있어서 공공기관은 스리슬쩍 눈을 돌려보긴 하지만 말이다.

 

1월 말, 기사 필기 시험 원서 접수가 한창 막바지에 이르러 결심을 하게 되어서인지, 집 주변에 배정된 시험장은 이미 배정된 인원이 꽉 차버린지 오래다. 경기, 서울, 충남까지 모두!! 우연히 찾아본 강원도 내 고사장은, 유일하게 춘천에 위치한 한 공고만이 널럴한 시험장 자릿수를 모니터에 띄우며 필자를 유혹한다.

 

에라 모르겠다. ㅅㅂ

신청 버튼을 눌렀다. 필기 시험비를 지불했다. 그게 이 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다.

 

 

 

 

(2) 필기시험 준비 및 약간의 정보

 

시험을 신청하긴 했는데, 뭘 증명해야하는 시험인지 당최 감이 오지 않았다. 필자는 살아서 움직있는 것을 좋아해서 전공도 생물학 관련 공학을 선택했는데, 전기가 없으면 깡통이나 다름없는 애들(?)에 대해 이렇게 연구한 학문이 있다는 것에도 한 번 더 놀란다.

 

공부하기에 가장 좋은 책은 시*공에서 나온 정보처리기사 수험서가 좋다고 해서, 지역 도서관에 자리를 깔고 앉아 책을 빌려 첫 장을 열어본다. 웃기게도 시험을 신청하고 나서야, 기사 자격증 시험과목이 뭔지 알게 되었다. 총 5과목으로 데이터베이스, 전자계산기,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공학 그리고 데이터 통신.

 

과목명부터 현기증이 날 것 같아 책을 덮을까 하는 순간, 걱정 하나는 세계 최고인 필자의 자아가 앞으로 먹고 살 걱정 때문인지 "울지말고 무슨 이야기 하는지 읽어나 보라"며 본인에게 묵직한 한 마디를 날린다. 책을 편다.

 

 

* 데이터베이스

 

데이터베이스(Datebase, DB)는 말 그대로 데이터, 정보에 대해 다루는 학문이다. 조금 더 부연 설명을 붙이면, 우리에게 필요한 세상의 지식이나 관찰 결과(자료)를, 알아보기 쉽게 가공해서(정보) 정리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예를 들어, 어떤 노트북을 사고 싶어서 기종, 가격, 성능을 정리한다고 하면, 검색하는 것은 자료를 찾는 것이고, 이를 정리하는 것이 데이터화(정보화)하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

 

엑셀을 많이 사용해보신 분이라면, 데이터베이스라는 과목을 대략적으로 한 번 읽기만 해도 이 과목에 대한 감이 올 것이다. 물론, 대략적으로 감만 올 뿐 시험 준비는 해야한다. 첫 장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데이터가 별 것 아닌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녀석 하나만 파고들어도 공부할 양이 상당하다. 무결성이 어떻고, 이걸 관리하는 시스템(DBMS)데 대해서도 알아야하고...끝이 없다.

 

필자는 이 과목은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한 한 책 덕분에 빠르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혹시나 시*공을 2회독 해도 아리송한 분들은 "만화로 배우는 데이터베이스"라는 책을 참고하도록 하자. 타카시 마나라는 일본분이 쓴 데이터베이스 만화(입문서라고 보면 되겠다)인데, 책이 두껍지도 않고 수험서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을 보충하기에 딱 좋다. 이야기 형식으로 데이터베이스를 설명하기에, 달달 외우지 않아도 대략적인 개념이 머리에 콕콕 박힌다.(특히 데이터의 정규화에서는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 전자계산기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어렵다고 하는 과목이다. 필자도 이번 시험에서 이 과목이 점수가 제일 안나왔다.

 

전자 계산기는 컴퓨터가 수행하는 연산, 저장, 처리에 대해 묻는 문제가 많다. 연산은 우리가 흔히 하는 산술 연산이 아니라, 컴퓨터의 2진 연산(불 대수, 카르노 맵 등)을 말한다. 저장과 처리는 말 그대로 컴퓨터가, 앞에서 배운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사실 전자계산기 과목에서 연산문제는 의외로 많이 출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컴퓨터가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과정이 위에서 언급한 2진 연산을 사용하기 때문에, 2진 연산의 개념을 탄탄히 다지고 공부를 해 나가는 것이 좋다. 그래야 전자계산기 중 후반부에 언급되는 중앙처리장치(CPU)나 기억장치에 대해 수월하게 이해를 할 수 있다.

 

사실 2진 연산이 일상생활에 잘 쓰이지 않아서 그렇지, 4시간동안 앉아서 시*공의 연습 문제를 풀다보면 감이 잡힌다. 문제는 그 감을 시험볼때까지만이라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한다는 것이지만...

 

연산을 제외한 나머지는 암기과목이다. 중앙처리장치가 기억장치에 저장된 데이터를 가져와서 연산하고 그 결과를 다시 기억장치에 돌려준다는 큰 골격만 이해한다면 반은 먹고 들어가는 것이다. 물론...외울게 많다. 괜히 사람들이 어려운 과목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 운영체제

 

시스템 프로그램, 즉 어떤 특정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는 과목이다. 운영체제도 시스템 프로그램의 카테고리에 포함되며, 운영체제 과목은 시스템 프로그램의 지엽적인 한 부분이라고 보면 되겠다.

 

운영체제는 우리가 컴퓨터를 켜면 늘상 보는 윈도우 로고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윈도우가 많이 쓰이고 있어서 그렇지, 윈도우 외에도 도스(필자 나이대 사람이라면 어느정도 알고 있으리라), 리눅스 등에 대해서도 간략히 언급한다.

 

현존하는 운영체제들은 종류별로 차이는 있지만, 이 과목은 모든 운영체제의 공통적인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다. 운영체제별로 구분되어 나오는 문제는 기껏해야 명령어 정도가 전부다. 따라서 운영체제의 역할(프로그램 프로세스 관리, 메모리 관리 등)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공부하면 된다.

 

사실 쉽지 않다. 하지만 다행히 필자는 최근 몇 개월동안 혼자 C, Linux를 독학하면서 조금이나마 익힌 지식때문인지, 대략적인 개념은 빠르게 정리할 수 있었다. 필자가 공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 한 마디 하자면,

이 과목을 공부하면서 "컴퓨터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해서 연산을 할까"를 항상 생각하라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공학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아래 한글, 게임, 심지어 핸드폰 어플리케이션까지, 이 모든 것을 통합적으로 소프트웨어라고 한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공학 과목은 이러한 아이들을 어떤 방식으로 계획하고 만들고, 테스트하고, 유지보수하는지를 총체적으로 다루는 과목이다.

 

전술했듯이, 필자과 최근에 혼자 프로그래밍을 독학한 덕인지는 몰라도, 이 과목도 이해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문제는 외우는 거...

 

인생을 계획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거나 연구 직종에 있었던 분이라면 이 과목만큼 쉬운게 없을 것이다. 무언가를 계획하고 실행하고, 그 결과에 대해 고찰하는...대학원생 과정을 소프트웨어에 적용한다고 생각하면 무난하다. 물론 그 계획 방법(비용 산정, 사람이 얼마나 필요한지 혹은 기간이 얼마나 필요한지 등등)이 무궁무진해서 외우는 것이 문제라 그렇지...

 

개인적으로는 공부에 투자한 시간이 가장 적게 걸렸던 과목이다.

 

 

* 데이터 통신

 

말 그대로다. "내 컴퓨터에 있는 데이터를 어떻게 다른 컴퓨터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에서 시작한 학문이다. 그래서 이 과목을 처음부터 자세히 보면,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전신기와 아날로그 신호를 전달하는 전화기 이야기부터 나온다. 사실 지금까지 봐 왔던 4개의 과목과 성격이 조금 다르다. 앞선 네 과목이 컴퓨터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면, 이 과목은 네트워크와 인터넷 연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해야할까(최근에는 블루투스도 많이 출제되었다)

 

데이터를 전송함에 있어서도 절차가 필요하다. 이를 프로토콜이라고 하며, 데이터 통신이라는 과목은 무수히 많은 프로토콜들로 떡칠(?)이 되어있다.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이 과목은 여러분들의 암기력을 테스트하는 과목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 과목을 필자는 제대로 공부를 하지 못하고 시험장에 갔다. (제대로 공부를 한 부분이 절반이 채 되지 않는데다, 시험 당일 아침에 최신 기출문제를 한 번 돌렸다. 우리집 막둥이가 일주일 전에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바람에... )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락을 면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과목이 나오는 문제만 나오기 때문이다. (물론 4문제정도는 새로운 문제가 나온다만, 이거 다 못풀어도 나머지 문제를 반타작만 해도 과락은 면한다)

 

 

* 과목별 공부 순서

 

필자: 데이터베이스 -> 운영체제 -> 소프트웨어 공학 -> 전자계산기 -> 데이터통신

필자의 추천

- 준비 시간이 길다면(3주 이상): 전자계산기 -> 운영체제 -> 소프트웨어공학 -> 데이터베이스 -> 데이터 통신

- 준비 시간이 짧다면(3주 이내): 데이터베이스 -> 전자계산기/운영체제 -> 소프트웨어공학 -> 데이터통신

 

 

전자 계산기 과목은 컴퓨터의 가장 기초를 다루는 부분이다. 그리고 그 기초는 운영체제에서 고스란히 쓰인다. 따라서 전자계산기와 운영체제는 공부할 때 연달아 학습하는 것이 확실히 유리하다. 필자의 경우, 운영체제를 볼 때, 컴퓨터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초반에 힘들었는데, 그 여렵다는 전자계산기를 한 번 읽고나니 운영체제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데이터통신를 가장 마지막에 놓은 이유는 이 과목이 이해보다 암기력이 어느 과목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베이스와 소프트웨어공학도 물론 암기가 대부분이지만, 이 과목들은 암기 이전에 개념적인 부분을 이해한다면 암기가 거의 필요없는 과목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많거나 부족하더라도, 데이터베이스와 소프트웨어공학을 데이터통신보다 더 자세히 봐야한다. 암기가 필요한 과목은 당연히 시험 직전에 보면 훨씬 더 기억에 많이 남으니, 시험 5일 전부터 바짝 외워주면 되겠다.

 

 

* 그 외 도움이 되는 것들

 

- CBT어플: 기사 시험을 준비한다면 구글플레이나 애플 스토어에 CBT를 검색해보자. 기사 준비 관련 어플이 나오는데, 겉모양은 상당히 조잡스럽지만, 시험 준비에 가장 도움이 많이 된다. 지금까지의 기출문제를 랜덤 또는 회차 형식으로 보여주는데, 해설을 참조하며 문제를 풀 수도 있다.

 

특정 과목만을 선택하여 문제를 풀 수 도 있다. 이게 CBT어플의 상당한 강점인데, 문제은행 형식으로 나오는 이 시험 특성 상, 시험 내용을 가장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과목 개념을 잡고 기출을 여러번 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의고사형식으로 해설없이 문제를 푼다면, 틀린 문제만 따로 갈무리해서 정리해 보여주기도 하며 심지어 저장도 가능하다. 즉, 종이 낭비없이 스마트폰으로 오답 공부가 가능하다.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이 문제은행 형식으로 나온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시험을 준비하면서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어플이 아닐까 싶다.

 

- 나머지 인터넷에서 필요하다고 하는 것들

필요하다면 보자. 하지만 필자 생각에는 요약본 외에는 전혀 필요 없다. (사실 요약본도 필요없다. 수험서를 잘 사용한다면) 요약본으로는 "이기쥬히"라는 분의 블로그에 있는 것이 괜찮다고 하는데, 자료에 비밀번호가 걸려있어서 따로 비밀댓글을 달아야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다른 요약본으로는 시*공에서 PDF로 만든 형식이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분량이 많다(A4 100장 가까이 된다...)

 

그냥 수험서 보자.

 

* 공부 시간

주중 4~6시간 이론 학습. 나머지 시간은 약 30분 정도를 투자해 CBT를 이용해 기출 문제를 풀고 그 외의 시간은 신나게 놀았다. 이렇게 놀면서 하더라도 공부하는 동안 얼마나 밀도있게 공부하느냐, 그리고 짧은 시간이라도 얼마나 꾸준하게 공부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한 듯 하다.

 

 

 

* 결론

최종 시험 준비는 수험서로 개념을 다지면서 한 과목이 끝날때마다 기출문제를 꼭 풀어보자. 문제은행 형식으로 출제되는 정보처리기사 시험에서는, 기출만큼 빠르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그리고 틀린 문제는 반드시 개념을 보면서 복습하고, 시간이 없으면 문제를 달달 외우기라도 하자. 특히 최근 2년차 기출문제라면 더더욱!!!!

 

그리고... 정보처리기사는 비전공자면 절대 3일만에 시험준비 못한다. 통과한다고 해도 아마 아슬아슬하게 통과할 것이다. 인터넷에 현혹되지 말고 적어도 한 달 정도의 계획을 잡고 공부를 하도록 하자.(특히 비전공자라면 더더욱)

 

 

(3) 시험 당일

 

네이버에서 길찾기 검색을 하니, 춘천까지 가는 길이 대중교통으로 무려 3시간 가까이 걸린다. 적어도 아침 5시에는 일어나야하는데, 그 때 나가도 공휴일이라 대중교통이 운행할리가... 그냥 집 차를 빌려서 춘천까지 갔다. 데이터통신을 거의 제대로 보지 못했기에, 입실 1시간 반 전에 도착해서 CBT어플로 기출문제를 돌리며 내용을 파악하기로 결정했다.

 

아침 5시, 기상. 커피 한 잔, 초코스콘 한 개로 아침 끝. 이 닦고 세수하고... 머리감기는 생략(외운거 빠져나간다). 운동복에 청바지. 얇은 점퍼 하나를 입고 가방 메고 집을 나선다.

 

아 이놈의 미세먼지. 새벽녘이라 더 심하다. 운전하면서 먼 산을 바라보는데 능선이 마치 물감이 번져있는 모양새다. 그나마 춘천이면 미세먼지가 덜 심할 것이라는 생각에 악셀을 무지막지하게 밟는다. 논스톱으로 1시간 30분만에 춘천 도착.

 

학교 운동장에는 아침 일찍 조기축구하러 나온 어르신들로 북적거린다. 아... 나도 저런때가 있었는데... 이젠 무릎이 안좋아서 축구를 못하게 된 것이 영 아쉽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차 안에서 CBT 어플로 최근 기출문제를 쭉 돌린다.

 

기출 100문제 중 틀린 문제를 보고 달달 외우기를 시전한다. IEEE였나. 802.2, 802.3 802.4에 해당하는 뭔가를 고르라는 문제가 보이길래 냅다 외운다. 그 외에도 몇몇 문제를 눈에 바른다.

 

입실 시간 20분을 남기고 차에서 나와 기지개를 펴고 시험장으로 간다. 시험 시작 전까지 핸드폰으로 틀린 문제를 쭈욱 다시 본다.

 

9시. 감독관이 들어오고 시험이 시작된다. 그런데 시험 시작하자마자 얼마 되지 않아 화장실이 가고 싶다. 아...젠장. 배를 살살 달랜다. 춘천까지 와서 화장실때문에 시험 망치긴 싫었다.

 

배가 마치 짧은 주파수를 가진 신호처럼 아팠다가 나아졌다가를 반복한다.(그 와중에 데이터 통신에서 짧은 주파수는 멀리까지 신호를 전달할 수 있지만 내용은 정확히 전송이 안된다는 내용이 갑자기 떠올랐을까) 그 와중에 다행히도 데이터베이스는 한 문제를 제외하고 모두 아는 문제다. 배가 아픈 와중에도 이것때매 기분이 좋다.

 

전자 계산기. 큰 기대없이 문제를 푸는데 이상하게도 공부하면서 뇌리에 박혔던 문제가 많다. 5문제는 답을 확실히 몰라 남겨둔다.

 

운영체제, 역시나 큰 어려움이 없었다. 아리까리한 문제는 거의 없었다. 중간에 프로세스 반환시간 계산문제가 나왔을 때 배가 아파 문제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FIFO 형식으로 풀었는데, 객관식 답이 없어 문제를 다시읽어보니 SJF로 푸는 문제다. 아우 ㅅㅂ 이렇게 중요한 때에 배가 아프고 ㅈㄹ이야... 다행히 다시 푼 문제는 답이 있어서 체크.

 

소프트웨어 공학. 이상하게도 전부 아는 문제다. 분명 CBT로 기출 풀때는 이상한 문제 많이 나왔었는데??? 다시 기분이 업되었다.

 

마지막 데이터 통신. 진짜 운이 좋게도, 아침에 보았던 몇몇 문제가 고스란히 나왔다. 원래 과락을 면할 정도로 8문제만 맞출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아는 문제가 많이 나와서 안도의 한숨을...

 

 

문제지에 푼 문제를 쭉 다시 확인한다. 마침내 수성 사인펜을 들고 답을 하나씩 확인하며 체크해 나아간다. 문제 다시 확인하고 계산문제도 다시 풀어보며...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아리송했던 문제를 하나씩 본다. 지금까지 풀었던 문제들만 다 맞아도 통과 기준 한참 위지만, 이왕 시험보는거 좋은 점수를 얻고 싶어, 나이때문에 우동사리로 변해가는 뇌를 천천히 굴려본다. 나름 지금까지 공부했던 내용을 종합해서 생각하니, 풀리지 않은 문제도 답이 나타난다. (이래서 암기보다 이해가 중요하다. 아무리 이 시험이 암기과목이라 해도) 정 모르겠는 4문제는 그냥 찍고 나머지 문제는 OMR 카드에 마킹을 마친다.

 

10시 45분. 퇴실 가능시간이 되자마자 짐 챙기고 냅다 화장실로 간다. 75분동안 잘 참아준 배에게 감사를 전하며 그를 달래기 시작했다. 심술부리던 똥배가 어느정도 심술을 풀자마자, 차에 올라타 집으로 왔다.

 

 

(4) 가채점 결과

희한하리만큼 아는 문제가 많이 나왔다.

운이 좋았다. 솔직히.

 

* 데이터베이스: 95점

* 전자계산기 구조: 70점

* 운영체제 : 80점

* 소프트웨어 공학: 95점

* 데이터통신: 80점

* 평균 84점 통과.

 

집에 도착하자마자, 가채점 하고 응시자격 서류를 온라인으로 신청해서 공단으로 보냈다. 이제 필기시험은 14일에 발표나면 결과 스크린샷 찍어서 올리는 일만 남았다. 오늘은 하루 쉬고, 내일부터 실기 준비 들어간다.

 

 

<2019. 03.14 시험결과 추가>

<보통 OMR로 하면 한 두 문제 정도 차이가 있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가채점 결과와 동일하게 득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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