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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2] 직장을 다닌다는 것...

by Rosmary 2020.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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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30대 초반의 남자다.

필자가 20대에 대학을 다니던 때만 하더라도, 30대가 되면 차도 사고, 나름 혼자 지낼 수 있는 집도 구하고(월세라도), 결혼 준비도 슬슬 시작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가득했었다.

 

현실은... 직장 월급만으로는 집은 커녕, 가장 값싼 경차를 중고차로 사는 것마저 망설여질 정도다. 엘레베이터 걸이 있던 90년대 초반의 상황처럼, 쉽게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많이 사라진 상태라, 요즘엔 사람들이 한 번에 돈을 벌 수 있는 쪽으로 눈을 많이 돌리고 있는 것이 보인다. 매 주마다 로또를 산다던가, 대박 주식을 찾아 투자를 하려 한다던가, 아니면 조금 있는 집 자식이라면 부동산에 투자를 하거나... 특히 부동산 투기는 그 열풍이 어마어마한지, 자고 일어나면 몇 억씩 뛴다는 소리가(물론 서울 및 수도권 이야기겠지만) 들릴 정도니...

 

부동산 값이 오르면 오를수록, 물가도 덩달아 같이 상승한다. 문제는, 월급이 그만큼 상승하지를 못한다. 대기업이 아닌 일반 회사는 대리를 달기 전 사원 신분으로는 연봉 상승이라는 것을 거의 꿈도 꿀 수 없는 것이 현실인 것으로 알고 있고, 설령 대리를 달아 연봉이 오른다해도, 이미 집값은 그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해있는 상태라, 요즘 필자와 같은 30대는 정말 있는 집 자식 아니면 집 얻기도 힘들다.

 

필자가 생활비가 크게 나가지 않는 상황이다보니, 비슷한 연봉을 받는 사람들에 비하면 짧은 기간 내에 돈을 많이 모으는 편이긴 한데... 그래도, 10년 내내 이런 생활을 하며 돈을 모아봐야 서울은 커녕 경기도 외곽에 아파트 한 채 전세라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이 바로 계산된다. 이런 상황에 있다보니, 요즘들어 이런 생각이 자주 든다.

 

"무엇을 위해 직장을 다니는가...?"

 

물론, 돈 하나 때문에 직장을 다니는 것은 아니다. 분명 필자도 필자가 하는 일에 흥미를 가지고 있고, 향후에 필자가 밥 벌어 먹고 살기에도 종사 분야의 전망이 크게 어두운 것도 아니다. 그런데, 확실히 사람이 먹고 사는 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금전적인 부분, 이 부분이 회사 생활을 유지하는 힘의 90%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듯 하다.

 

필자의 아버지 세대만 해도, 월급으로 1년 바짝 모으면, 작지만 내 가족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보면, 머지 않은 미래에 내가 목표한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보다도 더 악랄하면 악랄했을(?) 기업 문화에도 크게 개의치 않고 버텨오셨던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자는 다르다. IMF, 2008 금융위기사태, 그리고 지금의 코로나 사태까지... 온갖 경제위기로 인해 취업문은 좁아질대로 좁아졌고, 대기업은 커녕 중소기업조차도 들어가기가 어려워졌다. 그나마 들어갔던 중소기업은, 신입을 뽑지 않으니 직급에 치여 담당 업무가 아닌 일까지 떠맡아함에도, 연봉 상승 따위는 휴지통에 처박아버린탓에, 직장생활이 "꿈도 희망도 없는" 고통뿐인 시간만 되어버렸다.

 

종사 분야를 바꾼 지금은 그나마 낫긴 하다만, 여전히 금전적인 부분의 부담때문인지 회사를 계속해서 다니는 것에는 회의적이다. 내가 열심히 일을 한다고 해서 사장이 내 연봉을 미친듯이 올려줄 것이라는 믿음도 없고 말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제 직장일은 조금 쉬엄쉬엄하려고 한다. 물론, 맨 밑바닥인 주제에 대놓고 쉬엄쉬엄 할 수는 없지만, 몇 번의 회사 생활에서 그 누구도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굳이 회사 생활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고 한다. 대신, 회사에 쏟는 에너지를 이제 다른 곳으로 조금 돌려, 필자에게 투자를 많이 하려고 한다(요즘들어 일에만 신경써서 간간히 두통도 있고...).

 

필자가 말하는 투자는 거창한 것은 아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내 가치를 입증해야만 하는 상황을 벗어나, 누군가가 "투자로 인해 높아진" 내 가치를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필자의 계산에 의하면, 이 전략이 잘 먹혀들어갈 경우, 월급을 버는 일 따위(?)와는 비교도 될 수 없을만큼 생활의 격이 올라간다. 몇 가지를 들자면, 금전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내 시간을 남에게 종속받는 상황에서 내가 주도하는 상황으로 바뀐다는 부분이 있겠다.

 

물론, 필자가 축구 말고는 이렇게 가치를 높여본 적은 없어서 맨 땅에 헤딩을 자주 하긴 하겠지만...머리가 깨져서 죽지 않는 이상에야 아픔을 통해 뭔가 배우는게 있지 않을까?

 

희망이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천천히... 회사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준비하려한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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